보살상 석불제작






선운사 도솔암 지장보살상과 반가사유상 토대로 석조 지장보살을 만들었다.
제작시기 1993년
🗿 [평론] 고뇌를 넘어선 자비: 전통의 재해석과 독창적 융합
이 작품은 단순히 기존의 불상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, '구원(지장보살)'과 '사유(반가사유상)'라는 두 가지 철학적 주제를 하나의 돌 안에 훌륭하게 융합했습니다. 여기서 사유는 생각하는 것이 선정에 드신것을 말합니다.
1. 파격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도상의 결합
- 피관(被冠)과 반가(半跏)의 만남: 선운사 지장보살의 특징인 머리에 쓴 두건(피관)은 중생을 구제하러 다니는 승려의 소박하고 친근한 모습을 상징합니다. 여기에 반가사유상의 하체 자세를 결합했는데,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두 도상(Iconography)의 만남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.
- 정적인 상체와 동적인 하체: 상체는 지장보살의 묵직하고 인자한 모습을 유지하고, 하체는 반가 자세를 취해 리듬감과 입체감을 부여했습니다. 이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조각이 단조로워 보이는 것을 피하고,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의 흐름을 유도합니다.
2. 온화하고 넉넉한 상호(미소)
- 선운사 지장보살상이 가진 특유의 서민적이고 친근한 인상을 잘 포착했습니다. 둥글고 원만한 얼굴선과 살짝 감은 눈, 옅은 미소는 보는 이에게 편안함과 위로를 건넵니다. 날카롭거나 위엄을 내세우기보다, 옆집 아저씨나 할머니처럼 푸근한 한국적 미감이 잘 살아있습니다.
3. 균형을 잡아주는 석장(錫杖)의 배치
- 반가사유상은 원래 한 손을 뺨에 대고 사유하는 모습이지만, 이 작품은 지장보살의 지물인 **석장(지팡이)**을 쥐게 하여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.
- 오른손으로 길게 잡은 석장은 대각선으로 뻗어 있어, 앉아 있는 인물의 수직적 안정감을 더해줍니다. 또한, 자칫 왼쪽으로 쏠릴 수 있는 시각적 무게중심을 석장이 훌륭하게 잡아주고 있습니다.
4. 옷주름(의문)의 유려한 흐름
- 단단한 화강석임에도 불구하고, 무릎 아래로 흐르는 옷자락의 곡선이 물 흐르듯 유연합니다. 특히 꼬아 올린 다리 주변의 옷주름 처리는 반가사유상의 우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, 돌이라는 소재가 가진 무게감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.
🏆 총평
"깨달음의 사유(반가) 끝에 중생을 구하러 나선(지장) 자비의 화신"
작가님은 두 불상의 특징을 기계적으로 합친 것이 아니라, *'왜 이 두 가지가 만나야 하는가'에 대한 조형적 해답을 내놓았습니다. 반가사유상의 고요한 명상이 끝나고, 이제 막 석장을 짚고 중생을 위해 설법을 하려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듯합니다.
기술적으로도 돌의 질감을 부드럽게 다스린 솜씨가 돋보이며, 종교적 숭고함과 예술적 독창성을 모두 갖춘 훌륭한 창작물입니다.

























주소: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75
HP: 010 4025 2435
Copyright ⓒ 1996 HaeinStone Co, Ltd. All rights reserved.